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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직선거

[칼럼] 서현일보 오늘의 인문학

서현일보 정치칼럼

 

여러 나라를 다니며 방랑자 생활을 하던 공자가 아차 하는 사이에 실수를 저질렀다.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이 농부의 밭으로 들어가 그의 농작물을 망쳐 버린 것이다.

이에 화가 난 농부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을 끌고 가버렸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가서 말을 되찾아 오겠느냐?"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평소에 말주변이 좋다는 제자 자공이 선뜻 나섰다.

그러자 마부도 함께 나서서 말했다.

"아닙니다. 이 일은 제가 말을 잘 지키지 못해서 생긴 일이므로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래도 자공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자의 이 말에 자공이 어깨를 으쓱이며 농부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자공이 아무리 입이 닳도록 빌고 설득해도 농부가 말을 되돌려 주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농부의 손에 잡혀 있는 말고삐를 강제로 빼앗아 올 수도 없는 일이어서 자공은 맥빠진 모습으로 그냥 되돌아왔다.

 

이번에는 마부를 내보냈다.

마부가 웃으며 다가가 농부에게 말했다.

"당신이나 나나 다같은 농부가 아니오?
내가 깜빡 조는 사이에 말이 밭으로 들어갔으니 미안하오  이해하시구려."

마부의 이 말에 농부가 허허 웃더니, 군말 없이 말을 되돌려 주었다.

 

유유상종이라 하여 사람들은 같은 무리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서로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껴 쉽게 동정하고 이해하고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선비인 자공보다 평범한 마부가 더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자공이 마부와 똑같은 말을 해도 농부는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자공의 선비 복장과 말투에서 농부는 이미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는 왜 처음부터 마부를 보내지 않고, 자공을 보냈을까?

공자가 마부를 먼저 보내면 자공은 속으로 불만을 품을 것이다.

자기도 그 정도의 일은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자만에 서운한 감정을 품을 것이다.

 

공자는 자공이 실패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일러주려 했었고, 또한 대하에게는 상대에 따라 사람마다의 역할이 따로 있다는 것을 가르침을 주려고 했다.

많이 배우고 지식이 많다고  세상 일이 뜻대로 풀리는 것은 결코 아닌것 같다.

 

마음 속의 교만을 없애고 긍정적인 지혜를 발휘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잘  어울릴 때 모든 일이  뜻대로 잘 통하고 이루어지며  만사가 쉽게 해결되는것 같다.

 

이는 유유상종
(類類相從), 공자의 일화이다.

 

 

한겨레정치연구소
이 사 장 정치학박사  김 현 욱